나무줄기에 붙어 자라는 박쥐란은 개체가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체가 모여 하나의 군락을 이루며 살아갑니다. Platycerium bifurcatum은 고사리류인 다형엽류과에 속하는 착생식물로, 오스트레일리아 동부 해안을 따라 남쪽의 뉴사우스웨일스에서 북쪽의 퀸즐랜드까지 널리 분포합니다.
흙 없이 나무껍질에 붙어 살면서도 스스로 유기물을 모아 양분을 얻는 이 식물의 독특한 생존 방식은, 관상용으로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재배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식별과 외형
박쥐란을 알아보는 가장 확실한 특징은 두 가지 형태가 뚜렷하게 다른 잎을 함께 지닌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둥글고 방패 모양을 한 '보금자리 잎(둥지 잎)'으로, 나무줄기에 밀착해 겹겹이 자라며 지름이 약 45cm까지 커집니다. 이 잎의 위쪽 가장자리는 깊게 갈라져 퍼져 있어 낙엽이나 유기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며, 이렇게 모인 물질은 나중에 식물의 양분이 됩니다.
다른 하나는 '포자엽(잎엽)'으로 불리는 생식 잎입니다. 처음에는 반쯳 서 있다가 점차 아래로 늘어지며 길이가 최대 90cm에 이르고, 밑부분은 매우 좁다가 점점 넓어지는 모양을 보입니다. 이 잎은 두세 번 갈라지며, 끝부분의 갈래는 길이 최대 30cm, 너비 약 3cm에 이릅니다. 포자는 이 갈래 잎의 아랫면에서 생성됩니다.
뿌리줄기는 짧게 기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는 형태를 하고 있으며, 방패 모양의 둥지 잎들이 이를 덮어 보호합니다.
분포와 서식지
박쥐란은 오스트레일리아 동부, 남쪽의 뉴사우스웨일스에서 북쪽의 퀸즐랜드에 이르는 지역과 로드하우섬에 걸쳐 자생합니다. 남쪽 지역에서는 나무와 바위 위, 습지 숲과 개방림 등 다양한 숲 유형에서 자라는 반면, 북부 퀸즐랜드에서는 주로 산악 열대우림의 나무 위에서 발견됩니다.
이 종은 캐나리아 제도, 콜롬비아, 하와이, 남아프리카 콰줄루나탈, 뉴질랜드, 대만 등 여러 나라에 도입되었으며, 세계생물다양성정보기구의 자료에는 남북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남동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반에서 관찰 기록이 나타납니다. 다만 이러한 관찰 기록은 분포 범위나 개체 수를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가 아니라 관찰이 이루어진 지점을 나타낼 뿐입니다.
월별 관찰 건수는 연중 큰 변동 없이 비교적 고르게 나타나는 편으로, 특정 계절에 뚜렷하게 몰리는 양상은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생장과 형태
박쥐란은 개체 하나가 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둥지 잎 아래쪽 가장자리에서 새로운 새싹이 계속 생겨나며 하나의 군락을 형성해 나갑니다. 둥지 잎은 성숙한 뒤에는 시들지만 군락에서 떨어지지 않고 안쪽으로 말리면서, 그동안 모아 둔 낙엽 등 유기물을 그대로 간직하고, 군락 구성원들의 뿌리가 그 안으로 뻗어 들어갑니다. 이런 방식으로 오래된 둥지 잎이 계속 쌓이고 바깥쪽에서 새로운 개체가 자라나면서 군락 전체가 매우 큰 규모로 커질 수 있습니다.
2021년 발표된 한 연구는 이러한 군락 내에서 개체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군락 아래쪽에 있는 개체의 포자엽은 위쪽 개체보다 포자를 만들 가능성이 낮았고, 아래쪽 개체의 둥지 잎은 물을 더 많이 흡수하는 반면 위쪽 개체의 둥지 잎은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강해 아래쪽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이 군락은 대부분 클론, 즉 유전적으로 같은 개체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간혹 서로 관련이 없는 개체가 섞여 있는 경우도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가 식물에서 나타나는 최초의 사회성 사례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쓰임새와 인간과의 관계
박쥐란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관상용 식물로 널리 재배되고 있습니다. 분주를 통해 손쉽게 번식시킬 수 있으며, 나무나 판자에 붙여 기르거나 바구니에 담아 재배하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최저 생육 온도는 약 5°C로, 온대 지역에서는 바람이 막힌 곳이라면 실외에서도 기를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실내 화초로 재배합니다. 이러한 관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영국왕립원예협회의 정원공로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보전과 위협
박쥐란은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주 자연보전법에 따라 관심대상종보다 낮은 '최소 관심' 등급으로 평가되어 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주나 오스트레일리아 연방 정부의 위기종 목록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국제자연보전연맹의 평가 대상이 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 식물은 널리 재배되는 관상식물로서, 플로리다 등지에서는 야생으로 퍼져 나가 귀화한 사례가 보고되었고, 하와이에서는 환경적으로 침입성이 있는 종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즉 자생지에서는 별다른 보전상의 위협이 확인되지 않는 반면, 도입된 지역에서는 오히려 생태계 교란 요인으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흥미로운 사실
- 속명 Platycerium은 그리스어로 '평평한 뿔'을 뜻하며, 사슴뿔처럼 갈라진 포자엽의 모양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 이 종은 오스트레일리아뿐 아니라 뉴기니, 폴리네시아,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뉴칼레도니아에 이르는 지역까지 자연적으로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
사진 출처: via iNaturalist, licensed under CC0 1.0.. 각 사진에 제공자를 표시했습니다.
생태와 분류
분류
- 문
- Tracheophyta
- 강
- Polypodiopsida
- 목
- Polypodiales
- 과
- Polypodiaceae
- 속
- Platycerium
- 종
- Platycerium bifurcatum
출처
- GBIF Species names and classification
- iNaturalist Photos
- Wikidata Common names and conservation status
- Wikipedia Summary extract



